중견기업 연구개발(R&D) 예산이 올해 655억 원으로 늘어나며, 지역과 AI 전환을 겨냥한 ‘판’이 다시 짜이고 있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548억 원에서 20% 증액해, 제조업의 인공지능 전환 속도를 높이고 지역 균형 발전을 동시에 밀어붙이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어요.
핵심은 “돈을 더 쓰겠다”가 아니라, “어디에 어떤 방식으로 배분하겠다”에 있습니다.
이번 발표는 R&D의 양적 확대보다 ‘배분 규칙’의 변화가 더 큰 뉴스입니다.
특히 신규 과제의 60% 이상을 지역 기업에 배정하고, AI 융합 과제를 우대하도록 평가지표를 손보겠다고 했죠.
월드클래스 플러스(World Class Plus) 프로젝트는 신규 10개 중 6개를 지역 전용 트랙으로 떼어 두고, 지역 트랙은 4년간 최대 50억 원까지 지원합니다.
또 다른 축인 중견-중소기업 상생형 혁신도약 사업도 신규 15개 중 10개를 지역 트랙에 배정하면서, 지역 기반 협업을 사실상 기본값으로 만들어 버렸어요.
정책의 메시지는 “지역에서 AI로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자”로 요약됩니다.
1) 655억 원 증액, ‘숫자’보다 중요한 해석
예산이 548억에서 655억으로 늘었다는 건, 단순히 107억 원이 추가됐다는 뜻을 넘어섭니다.
정부 R&D 예산은 늘 늘어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평가 문턱이 더 높아지고 경쟁만 치열해진다”는 체감이 흔하거든요.
그런데 이번은 방향성이 또렷해요.
지역과 AI라는 두 키워드가 배분 기준으로 못 박히면, 기업들은 기술 로드맵뿐 아니라 ‘어떤 지역 기반 파트너십을 설계했는지’까지 동시에 보여줘야 합니다.
이 예산은 ‘선택과 집중’의 규칙을 바꾸는 돈이라서, 체감 파급이 더 큽니다.
산업부가 강조한 제조업 AI 전환은, 흔히 말하는 사무 자동화나 챗봇 도입이 아니라 “공정·품질·설비·수요예측이 데이터로 묶이는 구조”를 뜻합니다.
즉 설비 투자, 데이터 인프라, 알고리즘, 현장 인력 재교육이 한 번에 엮여야 하는데, 이건 소규모 실험으로 끝내기 쉽지 않아요.
그래서 일정 규모의 생산·고객 기반을 가진 중견기업이 ‘실증 무대’로 선택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정부가 여기서 속도를 내면, 공급망 전체의 생산성이 함께 끌려갈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죠.
제조 AI는 한 회사의 성과가 아니라 “연쇄적으로 전염되는 생산성”이 핵심입니다.
여기에 지역 균형 발전을 결합한 것도 이유가 있습니다.
수도권은 인력·자본·정보가 모여 혁신 속도가 빠르지만, 지역은 제조 기반은 탄탄해도 R&D 기획·인재 수급·투자 연결이 상대적으로 약한 곳이 많아요.
정부가 신규 과제의 60% 이상을 지역에 배정한다는 건, “지방에 공장만 두는 시대”에서 “지방에서 기술과 제품이 태어나는 시대”로 바꾸겠다는 시그널로 읽힙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 중견기업을 세우겠다는 거고요.
지역 R&D는 ‘분산’이 아니라 ‘거점화’가 되어야 성공합니다.

2) ‘지역 트랙’이 커진 이유: 공정한 배분이 아니라 전략적 배치
이번 정책을 보면 “지역 트랙”이라는 별도 레인이 확실히 커졌습니다.
월드클래스 플러스 프로젝트에서 지역 전용 트랙을 만들고, 신규 과제 10개 중 6개를 그쪽에 할당했죠.
이 구조는 지역 기업 입장에서 체감이 큽니다.
자유경쟁 트랙에서는 수도권 기업, 대형 컨소시엄, 유명 대학·연구소가 한꺼번에 경쟁에 뛰어들면서 ‘기획 싸움’에서 밀리는 일이 많았거든요.
지역 트랙은 그 운동장을 분리해 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역 트랙은 혜택이 아니라 “경쟁의 규칙을 바꿔주는 장치”에 가깝습니다.
지원 한도도 눈여겨볼 대목이에요.
지역 트랙은 4년간 최대 50억 원, 자유경쟁 트랙은 최대 40억 원으로 제시됐습니다.
기사 원문에는 자유경쟁 트랙보다 10억 원 더 높게 책정했다고 설명돼 있는데, 어쨌든 메시지는 명확하죠.
“지역에서 큰 과제를 해라, 그리고 장기 프로젝트로 가라”는 겁니다.
이때 중견기업이 프로젝트 리더가 되면, 지역의 중소 협력사·대학·테크기업이 함께 묶이는 형태가 자연스럽게 나와요.
지원 한도의 차이는 결국 ‘지역에서 주도하라’는 인센티브입니다.
다만 여기서 조심할 지점도 있습니다.
지역 트랙이 생기면 “지역이면 무조건 유리한가요?”라는 질문이 따라오는데, 절대 그렇지 않아요.
평가자는 지역 자체보다 ‘지역에 있는 이유’와 ‘지역 생태계에 남기는 것’을 봅니다.
예를 들어 공장을 지역에 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데이터 수집·실증 라인·인력 양성·협력사 이전 같은 구체적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지역의 산업단지와 연계해 실증을 돌리고, 성과가 지역 매출과 고용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면 강점이 됩니다.
지역 트랙의 본질은 ‘주소지’가 아니라 ‘정착형 성장 모델’입니다.
이 과정에서 중견기업의 역할이 특히 강조되는 이유는, 대기업처럼 모든 걸 내재화하기 어렵지만 중소기업보다 실증 규모를 키우기 쉽기 때문이에요.
또 지역에서 핵심 업체 하나가 R&D 역량을 갖추면, 협력사들이 표준·품질·납기 체계를 함께 업그레이드하는 효과가 생깁니다.
이를테면 스마트팩토리 데이터 표준을 맞추는 것만으로도 공급망 전체가 한 단계 올라가죠.
정책은 결국 “한 지역에 기술 중심의 앵커(Anchor)를 만들자”는 사고방식으로 읽힙니다.
지역 산업정책에서 가장 강력한 장치는 ‘앵커 기업’의 기술력입니다.
3) AI 우대, 평가지표 조정이 갖는 진짜 의미
이번 발표에서 중요한 문장 하나가 있어요.
“M.AX 등 AI 융합 관련 과제는 평가지표 조정을 통해 우대”한다는 대목입니다.
정부 R&D에서 평가지표는 ‘룰북’이에요.
같은 기술을 내도 어떤 지표에 가점을 주느냐에 따라 선정 확률이 달라지고, 기업이 준비해야 할 자료도 통째로 바뀝니다.
AI 우대가 들어가면, 단순히 AI를 붙인 과제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AI를 설계에 녹여낸 과제”가 살아남습니다.
평가지표는 예산보다 더 강하게 기업의 행동을 바꾸는 신호입니다.
그렇다면 AI를 ‘어떻게’ 녹여야 할까요.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실패 패턴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데이터가 없는 상태에서 알고리즘부터 고르는 경우예요.
둘째는 현장 엔지니어가 쓰지 않는 모델을 만들어 놓고 “성과”라고 보고하는 경우입니다.
평가가 AI를 우대한다면, 오히려 이런 허술한 과제는 더 빨리 탈락할 수 있어요.
현장 데이터 수집 계획, 품질 개선 목표의 계량화, 운영 인력의 역할 설계까지 있어야 ‘제조 AI’로 인정받습니다.
여기서 생산 현장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동시에 가진 중견기업의 구조적 장점이 드러납니다.
제조 AI의 성패는 모델 성능이 아니라 “현장에 붙는 설계”입니다.
또 하나는 ‘AI 융합’의 범위가 점점 넓어진다는 점이에요.
예전엔 비전검사나 예지보전처럼 공정 내부 최적화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설계(디지털 트윈), 공급망(수요예측), 영업(가격 최적화)까지 확장됩니다.
정부가 이런 확장형 과제에 점수를 더 주면, 기업은 단일 공정 개선에서 끝내지 말고 “사업 모델 변화”까지 로드맵에 담아야 합니다.
AI 전환은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조직의 문제이기도 하니까요.
AI 우대는 결국 ‘기술 과제’가 ‘경영 혁신 과제’로 바뀌는 흐름을 뜻합니다.
특히 지역 제조업은 숙련 인력이 많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데이터·SW 인재가 부족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래서 지역 기반 프로젝트에서 AI 우대가 걸리면, 기업은 외부 파트너십을 더 정교하게 설계해야 해요.
지역 대학의 산학협력단, 지역 테크기업, 수도권의 AI 전문기업을 어떻게 조합할지, 지식재산권과 성과 공유를 어떻게 정할지까지 미리 합의해야 합니다.
이때 주관기관이 중견기업이라면, 파트너들에게 “실증 무대”와 “상용화 시장”을 동시에 제공할 수 있어 협업 설계가 더 수월해집니다.
지역 AI 과제의 핵심은 기술보다 ‘협업의 계약서’입니다.
4) 두 축 비교: 월드클래스 플러스 vs 상생형 혁신도약
이번 예산 확대는 한 사업만 키운 게 아니라, 성격이 다른 두 축을 동시에 돌리는 방식입니다.
월드클래스 플러스는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을 목표로, ‘스케일업’과 ‘수출 경쟁력’을 강하게 겨냥해요.
반면 중견-중소기업 상생형 혁신도약은 공동 R&D 성과를 공유하도록 설계되어, 공급망의 동반 업그레이드를 목표로 합니다.
즉 전자는 한 회사의 세계시장 진입을 돕고, 후자는 생태계의 생산성 바닥을 올리는 접근이죠.
둘 다 필요하지만, 기업이 어느 쪽에 더 맞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사업 선택은 ‘기술 수준’보다 ‘성장 방식’에 맞춰야 합니다.
월드클래스 플러스에서 지역 트랙을 강화한 건 “지역에서도 세계 시장으로 가는 사례를 만들겠다”는 의지로 읽힙니다.
지역에서 탄생한 성공 사례는 단순히 한 기업의 매출이 아니라, 지역 브랜드와 투자 유입에 영향을 줍니다.
예컨대 특정 지역이 배터리 소재, 정밀부품, 로봇 감속기처럼 ‘한 분야의 집적지’로 인식되면, 인재와 협력사와 투자금이 따라오거든요.
이때 중견기업이 주도하면, 대기업 의존도를 낮춘 독자 생태계가 형성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지역 성공 사례는 “기업의 성장”과 “지역의 산업 정체성”을 동시에 만듭니다.
상생형 혁신도약 사업은 신규 15개 중 10개를 지역 트랙에 배정했고, 과제당 지원 한도는 트랙 구분 없이 3년간 39억 원으로 고정됐습니다.
이 ‘고정’이 주는 의미가 있어요.
과제 규모를 키우기보다, 지역에서 더 많은 협업 과제를 발굴해 촘촘하게 깔겠다는 뜻이거든요.
그리고 성과 공유를 전제로 하니, 단순 하도급 관계가 아니라 공동 특허, 공동 표준, 공동 제품화 같은 구조를 설계해야 합니다.
이건 말은 쉬운데 실제로는 이해관계 조정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프로젝트 관리 경험이 있는 중견기업이 ‘조정자’ 역할을 잘하면 점수가 확 올라가요.
상생형 과제는 기술력만큼 ‘파트너 간 신뢰 구조’가 중요합니다.
두 사업 모두 신청은 3일부터 가능하고, 산업부·KIAT·중견기업연합회 누리집에서 공고와 세부 요건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많은 기업이 놓치는 게 있어요.
공고문은 단순 안내문이 아니라 “심사위원이 체크하는 채점표의 원형”인 경우가 많습니다.
평가 항목의 단어 하나, 증빙자료 요구 방식 하나가 곧 심사의 기준점이 되니, 공고를 읽을 때는 “지금 무엇을 증명하라고 하는가”를 문장 단위로 해석해야 해요.
공고문은 ‘읽는 자료’가 아니라 ‘전략을 설계하는 문서’입니다.
5) 해외 사례로 보는 힌트: 독일·일본·미국이 중간 규모를 키운 방식
지역 제조업과 기술 혁신을 묶어 성공한 나라로 자주 언급되는 곳이 독일입니다.
독일의 ‘미텔슈탄트(Mittelstand)’는 단순한 중소기업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특정 부품·장비를 장악한 강한 중간 규모 기업군을 뜻하죠.
독일이 한 지역에 기술 기업이 뿌리내리도록 도운 방식은 매우 현실적이었습니다.
응용연구기관(프라운호퍼)과 기업을 가깝게 두고, 실증과 표준화와 인력 양성을 같은 지역에서 돌렸어요.
한국도 결국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지역 대학·연구기관·협력사를 묶는 구조를 만들지 않으면, AI 전환이 ‘구호’로 끝날 수 있습니다.
해외 성공의 공통점은 “연구-실증-인력”을 한 지역에서 닫힌 고리로 만든 것입니다.
일본은 ‘모노즈쿠리(ものづくり)’ 기반의 산업정책에서 중간 규모 제조사의 기술 고도화를 오래 밀어왔습니다.
특히 공정기술과 품질관리 같은 현장형 역량은 단기간에 생기지 않기 때문에, 장기 R&D와 인력 숙련을 묶어 지원했죠.
여기서 배울 점은 “단기 성과를 과도하게 요구하면, 기업은 위험한 도전 대신 안전한 개선만 한다”는 겁니다.
월드클래스 플러스의 4년 지원 구조는, 이런 장기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도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그 장기전의 가장 현실적인 주체가 중견기업이라는 판단이 깔려 있습니다.
장기 R&D는 시간보다 ‘버틸 수 있는 조직’이 핵심이고, 그 중간 지점이 중간 규모 제조사입니다.
미국은 SBIR처럼 중소 혁신을 키우는 프로그램이 유명하지만, 한편으로는 제조업 리쇼어링과 공급망 안정 정책 속에서 ‘중간 규모의 탄탄한 생산기업’을 다시 중시하고 있어요.
국방·에너지·반도체 같은 분야에서 실증과 조달이 연결되면 기업은 빠르게 성장합니다.
즉 R&D만 던져주고 끝내는 게 아니라, “첫 고객(First buyer)”을 만들어 시장 진입을 돕는 방식이죠.
한국의 이번 정책도 향후 공공 조달, 규제특례, 실증 인프라와 연결될수록 효과가 커질 겁니다.
R&D의 효율은 ‘연구비’보다 ‘첫 시장을 열어주는 제도’에서 결정됩니다.

6) 기업이 체감할 변화 6가지: “이제 평가에서 뭘 봐요?”
정책이 바뀌면 기업의 준비 방식도 바뀝니다.
아래는 이번 발표를 읽을 때, 실무자와 대표가 함께 점검하면 좋은 포인트들이에요.
선정 확률은 ‘기술력’만이 아니라 ‘정책이 원하는 그림을 얼마나 정확히 그렸는지’에서 갈립니다.
- [지역 기여의 증명 방식] 지역 트랙이라고 해서 “지역에 있다”만 말하면 설득력이 약합니다.
지역 인력 채용 계획, 지역 대학과의 교과·인턴 연계, 실증 라인의 지역 상시 운영, 협력사의 매출 증대 경로처럼 ‘측정 가능한 항목’이 있어야 합니다.
심사위원은 선언보다 구조를 봅니다.
그래서 지역에서 사업을 하며 어떤 데이터를 쌓고, 그 데이터를 활용해 어떤 제품·공정을 고도화하며, 그 성과가 지역 공급망에 어떻게 공유되는지까지 한 장의 흐름도로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지역 가점은 감성이 아니라 “증빙 가능한 설계”에서 나옵니다. - [AI는 ‘기능’이 아니라 ‘운영체계’] AI를 넣는다고 해서 모델 하나 추가하는 식이면 점수에 한계가 있어요.
데이터 수집 주기, 라벨링·품질관리 책임, 모델 업데이트 기준, 현장 엔지니어의 의사결정 권한 같은 운영체계를 제시해야 “현장 적용”으로 인정받습니다.
특히 제조업은 현장 변수가 많아, 파일럿이 성공해도 양산에서 무너지는 경우가 흔합니다.
그래서 양산 확산 계획과 KPI(불량률, 에너지, 리드타임 등)를 함께 제시하면 설득력이 크게 올라갑니다.
AI 과제의 승부는 데모가 아니라 “양산에서의 지속 운영”입니다. - [컨소시엄 설계의 현실성] 파트너를 많이 붙인다고 좋은 과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각 기관이 가져갈 역할과 예산이 명확해야 하고, 충돌이 날 부분(지재권, 데이터 소유권, 성과 배분)을 미리 정리해야 합니다.
심사에서 자주 나오는 질문이 “이 파트너십은 왜 지금까지 안 했나요?”예요.
그 질문에 답하려면, 이번 과제가 아니면 성립하기 어려운 이유(실증 인프라, 공정 데이터, 고객사 연결 등)를 논리적으로 설명해야 합니다.
좋은 컨소시엄은 ‘명단’이 아니라 ‘거버넌스’로 증명됩니다. - [사업화의 시간표] 정부 R&D는 연구비가 아니라 “연구 이후의 시장 진입”이 가장 어렵습니다.
그래서 기술 개발 단계별로 인증·규격·고객 검증·양산 투자를 어떤 순서로 밟을지 제시해야 해요.
특히 수출을 목표로 한다면, 해외 규격(CE, UL 등)이나 고객사 밸리데이션 일정이 과제 기간과 맞물려야 합니다.
이 흐름이 정교하면, 심사위원은 “이 팀은 연구를 끝내고도 제품을 낼 팀”이라고 판단합니다.
R&D 제안서의 설득력은 ‘기술 설명’보다 ‘시간표의 현실성’에서 나옵니다. - [재무·인력의 버티는 힘] 장기 과제는 중간에 조직이 흔들리면 실패합니다.
연구인력 이탈, 원자재 가격 변동, 고객사 발주 변동 같은 리스크가 늘 따라오죠.
그래서 현금흐름, 핵심 인력 유지 전략, 외부 투자·대출 계획을 간단히라도 포함하면 안정감이 생깁니다.
특히 중견기업은 성장 단계에서 투자와 차입이 동시에 커질 수 있으니, ‘연구가 회사 재무를 어떻게 개선하는지’까지 연결해 보여주는 게 좋습니다.
장기 과제의 심사는 결국 “끝까지 완주할 체력”을 봅니다. - [지역 공급망 업그레이드] 상생형 혁신도약 사업은 성과 공유가 전제입니다.
즉 협력사가 단순 납품처가 아니라, 함께 기술을 올리는 대상이 됩니다.
공정 데이터 공유 범위, 공동 품질 기준, 공동 특허 전략, 교육 프로그램 같은 ‘공급망 업그레이드 패키지’를 제시하면 강점이 생겨요.
또 과제 종료 이후에도 협력사와 표준을 유지하는 운영규정까지 마련하면, 심사위원이 “지속 가능성”을 높게 평가합니다.
상생형 과제는 ‘나눠주기’가 아니라 ‘같이 커지는 시스템’이 핵심입니다.
7) 신청을 앞둔 실무 체크: 서류보다 먼저 정리할 것들
신청은 3일부터 가능하다고 했죠.
이때 많은 회사가 “서류 양식부터” 보는데, 사실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정리가 있어요.
이번처럼 지역·AI가 강하게 걸린 사업은, 제안서의 문장력보다 내부 합의가 더 중요합니다.
데이터를 어느 부서가 제공할지, 생산 현장을 얼마만큼 열어 실증할지, 실패했을 때 책임을 누가 질지 같은 민감한 합의가 뒤늦게 깨지면 프로젝트가 무너집니다.
그래서 제출 전 최소 2주~4주는 ‘내부 운영 시뮬레이션’을 돌려보는 걸 권하고 싶어요.
제안서는 글이지만, 선정 이후는 조직의 실행력 싸움입니다.
또 하나는 “우리 과제의 최종 고객은 누구인가”를 아주 명확히 적는 겁니다.
정부 R&D에서 사업화 계획은 늘 요구되지만, 실제로는 고객 정의가 흐릿한 경우가 많아요.
완성차인지, 2차 밴더인지, 해외 장비사인지에 따라 요구 규격과 검증 방식이 달라지는데, 여기서 흔들리면 과제 목표도 흔들립니다.
특히 중견기업은 대기업처럼 고정 고객만 바라보기보다, 여러 산업군에 확장 가능한 제품 전략을 갖는 경우가 많으니 “확장 경로”를 2단계로 그려 두면 설득력이 커집니다.
사업화는 ‘팔겠다’가 아니라 ‘누가 왜 사는지’를 증명하는 일입니다.
8) 기대효과와 리스크: 정책이 성공하려면 남은 숙제
이번 정책이 잘 굴러가면 기대효과는 분명합니다.
첫째, 지역에서 기술개발-실증-양산이 이어지며 고급 일자리가 늘어날 수 있어요.
둘째, 제조 AI가 확산되면 불량률·에너지·납기 안정성이 개선돼 수출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셋째, 상생형 과제를 통해 협력사까지 품질과 데이터 체계가 올라가면, 특정 지역이 “한 산업의 표준을 만드는 클러스터”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이 과정에서 핵심 주체로 떠오르는 중견기업은 지역 경제의 ‘중간 허리’를 단단하게 만들 수 있고요.
성공한다면, 이번 예산은 ‘지역 제조업의 체질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리스크도 있어요.
AI 우대가 “AI라는 단어를 붙인 과제”만 늘리고, 데이터 인프라나 인력 재교육은 따라오지 않으면 성과가 부풀려질 수 있습니다.
또 지역 트랙이 늘어도, 지역에 PM(프로젝트 매니저)과 기술기획 인력이 부족하면 과제 품질이 들쭉날쭉해질 수 있죠.
그래서 정부가 예산 지원과 함께, 컨설팅·PM 교육·데이터 표준·실증 인프라 같은 ‘보조 장치’를 같이 강화해야 합니다.
그리고 기업도 과제를 따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고, 과제 이후의 운영을 버틸 조직을 만들어야 합니다.
R&D는 선정이 끝이 아니라, 선정 이후 3~4년이 진짜 전장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역 균형 발전의 핵심은 “지역에 돈을 나눠주기”가 아니라 “지역에서 성장한 기업이 다시 지역에 투자하는 선순환”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성과가 지역에 남는 장치가 필요해요.
예를 들어 지역 대학과의 인력 양성 협약, 지역 테스트베드 상시 운영, 협력사 공동 표준 운영 같은 약속이 실제로 이행되도록 사후 관리가 촘촘해야 합니다.
이 선순환이 만들어질 때, 중견기업은 단순한 지원 대상이 아니라 지역 혁신의 주인공이 됩니다.
정책의 목표는 ‘지원’이 아니라 ‘자립 가능한 지역 산업 생태계’입니다.

루나의 마음
솔직히 저는 이번 소식을 보면서 “이제 정말 지역 제조업이 AI를 ‘실제로’ 붙여보는 단계로 가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만 그 길이 결코 쉽진 않을 거예요.
현장 데이터는 생각보다 지저분하고, 협업은 생각보다 느리고, 장기 과제는 생각보다 체력이 필요하거든요.
그런데도 누군가는 시작해야 하고, 그 시작을 맡기 좋은 규모와 역할이 바로 중견기업인 것도 사실입니다.
이번 정책이 ‘서류 경쟁’이 아니라 ‘현장 변화’로 이어지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독자님은 어떻게 보세요.
지역 트랙 확대가 지역 산업에 실질적인 기회를 만들까요, 아니면 또 다른 경쟁 레인만 늘어나는 걸까요?
그리고 AI 우대가 현장 혁신을 촉진할까요, 아니면 보여주기식 과제를 늘릴까요?
현장에서 느끼는 기대나 걱정이 있다면, 함께 나눠주세요?
한 줄 의견도 정책의 방향을 읽는 데 큰 단서가 됩니다.
기사 원문 보기: 산업부, 중견기업 R&D에 655억 투입…”지역 발전·AI 혁신 지원”



